소방관 심리 치료 숙원사업인 ‘119트라우마센터’ 제주에 설립되나
소방관 심리 치료 숙원사업인 ‘119트라우마센터’ 제주에 설립되나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0.07.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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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선정됐지만 중앙정부 예산 확보 걸림돌
소방청, 2023년까지 321억 투입해 신축 예정

전국 소방공무원들의 트라우마 치료와 심신 치유를 위한 ‘119 트라우마센터’(소방수련원)가 제주도 유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소방청은 2018년부터 119트라우마센터 사업을 추진해 왔다. 센터 건립 후보지는 제주지 구좌읍 김녕리 일대 부지 3만5013㎡다. 소방청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21억5000만 원을 투입해 신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예산 확보가 난항이다.

2018년 기획재정부 심의 결과 예산에 반영되지 못한데 이어 2019년에도 설계비 12억 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 심의에서 제외됐다.

사업 예정 부지가 제주도 소요여서 제주도와 협의는 마쳤지만 교환용 국유지에 대한 승인을 얻지 못한 점도 풀어야 한다. 특히 부지 확정, 예산 확보 등이 늦어질 경우 타 지자체에서도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경험한 뒤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과 직무 스트레스는 일반인과 비교해 ‘매우 위험’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정신적 고통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공무원은 49명으로,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공무원 19명에 비해 2.5배 높다.

소방공무원의 심리 치유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이를 위한 전문 치유시설은 전국에 없다. 경찰과 해양경찰을 위한 치요 시설이 적게는 4개소, 많게는 62개소까지 있는 것과 대비할 때 ‘119트라우마센터’ 건립은 소방당국의 오랜 숙원이다.

또한 이 시설은 소방공무원뿐 아니라 제주에서 재난 피해를 입은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 심리치유 시설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최병일 소방청 소방정책국장은 지난 24일 119트라우마센터 김녕리 부지를 찾아 부지 여건을 점검하고 입지 타당성 등을 확인했다.

최 국장은 “소방청도 사업의 걸림돌인 예산 확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등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 계획이 조속히 확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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