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들 “자기결정권 보장하고 제도적 조례 제정하라”
전국 정신장애인 당사자 대회 공동의장단과 11개 정신장애인 인권 시민단체는 28일 성명을 내고 경남 합천 한 정신병원의 정신장애인 구타 사망 사건에 대해 규탄과 더불어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월 경남 합천의 A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정신장애인 B씨(55)가 폐쇄병동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가 취침 시간에 병실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 간호사 C씨(47)가 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사건 발생 8일 뒤 사망했다.
이 병원은 지난 1998년에도 말을 듣지 않는다며 보호사들이 환자를 폭행해 사망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입원환자 15명이 병원 내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단탈출을 벌이기도 했다.
성명에 참여한 단체들은 “B씨는 그 병원에서 17년째 입원해 있었다. 보행이 가능한 당사자를 정신질환이라는 딱지를 붙여 입원시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이건 치료가 아닌 감금이다. 이런 감금이 수많은 폐쇄 정신병원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장애인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수많은 대안이 충분히 있다”며 “핵심은 지역사회 기반 정신질환 치료와 치유, 근로를 통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위기 쉼터 및 일상 쉼터 즉각 운영 ▲정신장애인 자기결정권 지원하는 절차보조사업의 즉각적 수행 ▲위기 상황 개입 위한 인권 기반 대응체계 마련 ▲동료지원가 양성 과정 구축 ▲가족 지원 서비스 지원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설치 ▲이 요구안의 제도적 보장 위한 조례 제정 ▲조례 제정에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의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