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주희 기자의 직격] 코로나19가 인종차별 심리 부추겨..."'제노포비아'를 아시나요?"
[배주희 기자의 직격] 코로나19가 인종차별 심리 부추겨..."'제노포비아'를 아시나요?"
  • 배주희 기자
  • 승인 2020.07.28 21:3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유학생들이 지속적 피해 입어
유학생들이 한국행 결심하는 큰 이유는 '인종차별'과 '동양인 혐오'
타인종과 타민족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제노포비아' 라는 정신과 용어를 인지하고 지양해야
코로나19는 제노포비아 심리 부추겨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폭력적인 흑인인권 운동이 한인들에게 준 치명적 타격
한국 내 중국인 혐오 자제해야
이제는 서로 미워하는 제노포비아 심리 버리고 서로 힘을 합칠 때

미국의 한 명문 대학교에 다니던 A씨(26)는 요즘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졸업을 한 학기 남긴 채 한국으로 입국해야만 했고 언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고졸'이 되어버린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앞길이 깜깜하다.

미국 정부는 더이상 유학생들의 비자를 연장해주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이 없는 대학교의 학생들은 무조건 자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계약기간이 남은 집의 월세를 살지도 않은 채 모두 지불해야 하고 모든 짐을 갑자기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A씨를 힘들게 한 것은 자가격리나 강제 추방이 아닌 '인종차별'이었다. 그래서 한국행을 단호하게 결정했다.

길을 걸어가다가도 동양인인 A씨를 피해서 다니고 어떤 이들은 그녀에게 "중국이 싫다"고 말하며 침을 뱉고 욕을 하고 간 적도 있다.

그래도 A씨는 견뎌보려 했다. 티셔츠에 "저는 중국인이 아닙니다(I'm not chinese)" 라고 쓰여있는 옷을 입고 다니기도 하고 심지어 일부러 마스크를 쓰지 않기도 해봤다. 

하지만 중국인과 한국인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서양인들은 코로나19가 심해질수록 계속해서 A씨를 차별하고 모욕감을 줬다.

코로나19 여파로 '나는 중국인이 아닙니다' 라고 쓰여져 있는 티쳐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c)Amazon
코로나19 여파로 '나는 중국인이 아닙니다' 라고 쓰여져 있는 티쳐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c)Amazon

제노포비아(Xenophobia)란

고대 그리스에서 '낯선 사람이나 다른 것에 대한 적대감 또는 반감'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다. 웹스터 사전의 정의에 의하면 ‘이방인이나 외국인 등 낯선 사람, 낯선 외국의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혐오'를 의미한다.

제노포비아는 특정의 종족, 민족, 인종 등이 타 종족, 민족, 인종 등에 대해 우월감을 또는 열등감, 즉 ‘우리는 너희들과 다르다’라는 데에 바탕을 둔 정서나 의식과 관련된 개념의 정신과 용어다. ‘우리’(동질성)와 ‘그들’(이질성)을 구분하는 집단적인 심리형성을 통해 발생한다.

이렇게 ‘다르다’라고 느끼는 정서와 의식은 공동체의 정체성 유지와 자기 보존 등을 위해 ‘우리와 다른 타자를 배제해야 한다’ 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렇게 다른 인종, 민족 등의 배제는 그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한다고 보는 일종의 포비아(공포증) 이다.

제노포비아의 또다른 이름들(c)kmaster.com
제노포비아의 또다른 이름들 (c)kmaster.com

얼마 전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 인권운동(BLACK LIVES MATTER) 속에서도 제노포비아 심리가 숨어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시발점이 돼 이 인권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시에서 20달러 위조 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비무장·비저항 상태의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던 중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목을 눌러 질식사시킨 과잉 진압 및 살인 사건이다.

이 과정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고, 현재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평화 시위 및 약탈을 동반한 폭동이 벌어지는 중이다. 경찰도 이를 강경진압으로 대응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BLACK LIVES MATTER'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시작된 흑인인권시위(c)diversity time
'BLACK LIVES MATTER'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시작된 흑인인권시위 (c)diversity time

무엇을, 누구를 위한 폭동인가

이번 흑인 폭동이 단순히 평화 시위에 그쳤다면 많은 이들이 더욱더 조지 플로이드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에서 특별한 지침을 강구했다면 일이 이렇게 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바로 'LA 한인타운 약탈'이다. 흑인들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한인 가게에 들어가서 옷이나 값비싼 물건들을 들고 나오고 주인이 버젓이 있는 데도 무시하고 단체로 몰려와서 뻔뻔하게 도둑질을 해갔다.

그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인 타운의 가게들에 불을 지르고 다시는 장사를 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줬다. LA 한인교민들은 총을 가지고 있는 흑인들이 떼로 몰려와서 대놓고 물건을 훔쳐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만 했고 다 타버린 가게를 바라보며 원통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다음은 흑인들이 잔혹하게 행한 약탈에 관한 영상이다.

백인 아래의 흑인, 흑인 아래의 동양인인가

기자는 미국의 한인들의 피해를 보면서 이것이 과연 진정한 시위라면 한국의 촛불 시위처럼 비폭력 시위를 통해 그 뜻을 전달해야만 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백인들에게 받았던 핍박과 차별을 동양인에게 그대로 돌려주며 피해를 입히는 일은 단순한 인권 운동이 아닌 '약탈'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심리를 앞서 언급한 '제노포비아'라고 볼 수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경찰들이 한인 타운에서 가까운 '백인 부자들'이 사는 비버리힐즈 구역을 모든 병력을 동원해 꽁꽁 둘러싸고 24시간 철저히 지켜줬다.

하지만 정작 한인 타운에는 폭동이 시작한 날부터 모든 피해가 이뤄진 다음 4일 후에 와서 상황을 정리했다고 한다. 한인들이 두려움에 휩싸여 911(미국 긴급번호)에 아무리 신고를 해봤자 '병력이 부족하다'며 헛수고로 돌아왔다.  

도대체 흑인들을 바라보는 백인들의 차별의 시선과 동양인들을 업신여기며 바라보는 흑인들의 시선이 과연 무엇이 다른 걸까. 참으로 모순적인 행동임이 틀림없다.

동양인 차별의 현실. 사진=MBC 뉴스 화면 갈무리
동양인 차별의 현실. 사진=MBC 뉴스 화면 갈무리

중국인이면 모두 코로나19 확진자인가

국내에서도 중국인 혐오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한국전쟁 시에 미국과의 연합군의 진격으로 남북 통일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중공군의 진격으로 현재와 같은 휴전선이 발생했다.

그 이후로도 남북 간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중국은 북한의 편을 들면서 한국과는 정치적으로 많은 갈등을 일으켰다.

코로나19는 양 국가 간의 기존에 쌓여있던 갈등에 기름을 붙인 셈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바로 한국인의 입국을 막아버리는 등 한국인들에게 원망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모든 중국인이 확진자인가. 이것은 성급한 일반화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모든 중국인 유학생들, 노동자들, 관광객들을 향한 혐오감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그들도 똑같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으며 한국에서 강제 추방을 당할 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들이다. 이들에 대한 제노포비아를 멈추고 편견을 버려야 한다.

따라서 무작정 중국인 혐오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하면서 현 상황을 이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미워해봤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없다. 서로가 이웃 국가에 살고 있으므로 미운 일이 있어도 서로가 이해를 하면서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한국내에서도 중국인 혐오 현상이 심각항 상황. 사진=Dailymotion 뉴스 화면 갈무리
한국내에서도 중국인 혐오 현상이 심각항 상황. 사진=Dailymotion 뉴스 화면 갈무리

이제는 제노포비아 심리를 버리고 서로 힘을 모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대부분 좋지 않은 심리와 감정 상태를 가지고 있다. 학교의 개학이 늦어지고 프로 스포츠의 개막도 연기되었다.

길거리의 음식점이나 각종 상가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막상 영업을 해봐야 손님이 없기 때문에 이제는 코로나19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이다.

이렇게 살아가기가 힘들고 지친 상황에 의하여 사람들의 마음에는 심리적으로 우울감이나 적개심으로 가득 차 있다. 조금만 피해를 당하더라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포기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감정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향한 미움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으나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큰 실망을 하고 있고, 그 감정이 누군가에 대한 미움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서로가 힘을 모아야 한다. 치료제를 만들거나 독감에 필요한 의료용품을 확보하는 등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 도와야 한다.

영어에는 "We agree to disagree"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서로의 의견 차이나 다름을 인정하고 싸우지 않기로 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우리는 피부의 색깔을 '틀림' 아닌 '다름'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들을 넘어서 백인, 흑인, 동양인들이 모두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도록 서로 협조하면 예전의 신종플루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상황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c)quotemaster
(c)quotemast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구예랑 2020-07-30 08:36:39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