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정신병원서 지적·정신장애 노동 착취 의혹 불거져
부산의 한 정신병원서 지적·정신장애 노동 착취 의혹 불거져
  • 박종언 기자
  • 승인 2018.12.13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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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취재원 제보로 취재 보도
노동 시키고 임금 대신 피자 한 조각
해당 병원 10년 전 인권침해 감사 받은 전력
병원 측은 노동착취 완강히 부인

 

부산의 한 사회복지법인 산하의 한 정신병원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보수도 없이 환자 간호 등 노동착취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부산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관련 사회복지법인 사정에 밝은 취재원의 말을 인용해 “법인 소속 한 정신병원에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A씨는 “다른 환자 손발톱도 깎고, 보호사한테 배워 하루 2~3번씩 똥 싼 기저귀도 갈아 준다. 목욕도 시킨다”고 말했다. A씨는 “일을 너무 많이 해 여기저기 멍이 들고 목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고 진술했다.

다른 환자 B씨도 “손발이 묶여 격리실에 있던 환자에게 밥을 먹여줬다”며 “환자들 다 먹인 뒤에 뒤늦게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수시로 국하고 밥 등 ‘잔반’을 버리고 샤워한 할아버지를 닦아줬다”는 진술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병원은 이들 3명 외에도 장애 정도가 약한 정신장애인들을 무보수 노동에 투입했다. 이들은 일을 한 뒤 임금 대신 요양보호사로부터 피자를 얻어먹는 등의 대가만 받았다. 녹취는 올 9월 중순쯤 이뤄졌다.

신문에 제보한 관계자는 “여러 명의 환자가 비슷한 진술을 해 신빙성이 높고 이들 모두 보호자가 없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무연고 환자들”이라며 “환자들 요청에 따라 몇몇 직원이 병원 측에 퇴원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인 측이 요양보호사 임금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행했다고 신문에 주장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2~3년 전부터 이런 문제가 병원에서 불거져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법인은 10년 전에도 공금 횡령, 인권 침해 등의 논란에 휩싸여 부산시 특별감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사회복지법인측 관계자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그런 사실을 알지도 못하며 환자들에게 노동을 시킨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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