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지우는 '뼈아픈 후회'에서 이렇게 읊조린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며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했던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희생은 아녔다"
사랑 없이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왜곡된 증오는 아니었을까.
20대 때, 나는 황지우의 저 시를 홀로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곤 했다.
아직 오지 않은 사랑을 기다리며 사랑은 없다라고 인정해야 하는 이중성.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은 있다. 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 믿음 없이 이 세상을 지나가는 것이야말로 뼈아픈 후회 아닐까.
사진=권기호
글=박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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