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장애 조기에 적극적 개입 가능해져
국내 연구진이 한국형 청소년 양극성장애(조울병) 선별검사지(K-MDQ-A)를 최초로 개발해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 교수(교신저자)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화 심세훈 교수(제1저자)팀은 2018년 청소년을 위한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국내 실정에 맞춰 번역하고 이를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그 타당도를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양극성장애는 재발이 흔하고 증상이 다양하며 자살 위험성이 높은 반면 진단이 어려워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장애 환자 중 30%는 13세 이전에 발병하고 약 40%는 13세 이상 18세 이하 사이에서 발병한다.
조기에 발병하는 양극성장애일수록 불안장애나 약물사용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많고 재발률과 자살률 및 폭력 행동의 빈도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양극성장애가 심각한 경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가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는 지난 2005년 성인 양극성장애를 대상으로 한 한국형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개발해 그 타당도와 신뢰도를 입증받은 바 있다. 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는 한국에 도입되지 않았다.
이번 청소년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조증, 경조증의 증상 유무를 13개의 항목으로 정리해 ‘예/아니오’로 체크하게 되어 있다. 두 번째는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과 행동들에 대해서 체크하고 세 번째는 그 심한 정도를 4점으로 나누어 체크한다. (아래 표 참조)
이번 연구는 102명의 국내 양극성장애 청소년과 106명의 일반 청소년 군으로 나누어 그 부모들이 청소년 환자의 증상을 관찰해 질문지를 작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K-MDQ-A는 청소년 양극성장애 환자군과 정상 대조군을 유의미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양극성장애 청소년은 ‘1.평소와 달리 기분이 너무 좋거나 흥분되어 보였다’, ‘5. 평소와 달리 머리 안의 생각이 빠르게 많이 보이고 생각을 차분하게 하지 못했다’, ‘평소와 달리 주위 자극에 쉽게 산만해졌다’는 응답이 70% 이상으로 매우 빈번하게 나타났다.
선별검사지 결과와 정신건강의학화 전문의의 평가에 의한 진단을 비교한 결과 청소년의 양극성장애 선별에서 90%의 민감도와 92%의 특이도를 보여 그 타당도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프랑스에서 자국어로 번역해 시행한 타 연구에서 72%의 민감도와 81%의 특이도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신뢰성이 높은 결과다.
박원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형 양극성장애 선별검사지를 청소년에게도 확대 적용함으로써 임상 현장에서 조기에 양극성장애를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게 돼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극성장애의 빠른 치료를 통한 심리적,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