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결과 아닌 과정이며 도착점 아닌 여정
완벽한 회복이란 없어...지루한 일상 쌓여야 회복 이뤄져
목소리를 낼 기회가 되면 목소리 낼 수 있어야
안녕하세요.
지난해 8월,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동료지원가 교육을 받고 현재 서울지역 자립생활주택에서 동료지원가로 일하고 있는 권혜경입니다.
먼저 인내하며 동료지원가 교육을 끝까지 마친 분들께 격려와 지지를 보냅니다. 저도 뜨거운 8월 한 달, 매일 4시간씩 교육을 받으면서 아주 좋았지만, 이 길이 나에게, 혹은 정신보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잘 보이질 않았어요. 그래서 인내가 참 필요했어요.
그래도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유용했던 것은 ‘회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먼저, 회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도착점이 아니라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완벽한 회복이란 없으며 오늘도 침대에서 내려와 센터로 가는 그 발걸음에 회복이 담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또 회복은 어떤 위대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전엔 병에 대한 보상으로 뭔가 기적이 일어나서 병이 낫고, 재기를 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회복은 오히려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 쌓여서 이루어진다는 걸 알았어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위대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마지막으로 아직 회복 중인 내가 -저는 지난해 12월에도 재발을 경험했어요- 다른 이를 도울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회복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가장 먼저 내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동료’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런 통찰(insight)을 다른 당사자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함께 걸어갈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앞으로 정신보건계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또 시대가 많이 변해서 들을 준비가 많이 되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어요. 그때, 목소리를 낼 기회가 주어질 때,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여러분의 스토리가 누군가에게는 '약'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사회에서는 '편견을 넘어선 발견'이 됩니다. 정신보건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힘내시고 부디, 회복의 걸음을 멈추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