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권기호의 시] 부치지 않은 편지

2020-05-14     박종언 기자

 

내 너를 보고파 편지를 쓴다
캠퍼스 잔디밭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어께동무하며
노래를 같이 불렀던 너
동아리실에서 밤새 술마시며
토론하던 너
세상은 왜이리 불공평하냐며
부둥켜 안으며
울며 불며
좋은 세상을 만들기로 약속했던 너

너를 떠나보내며
임진강 물결을 보며
한없이 울었던 나
20년이 지나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어디로 보내야
답장을 받을 수 있나

오늘도 너에게 쓴 편지를
서랍 속에 넣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