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신체·언어 폭력 당하는 아내 우울증 발생 2배 높아

저학력, 저소득, 만성질환 시 우울증 발생 빈도 높아져

2019-01-28     박종언 기자

부부싸움이 우울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 고려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한규만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부부간에 언어적·신체적 충돌을 경험할 경우 우울증상이 발생한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여성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한국복지패널조사 빅데이터에서 국내 성인 기혼남녀 9천217명을 선별해 조사 시점 당시 우울증상을 보인 1003명을 분류해 부부간 폭력과 우울증상 발현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을 일방적으로 당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증상 발생 위험이 약 2배 높았다.

양방향성 언어폭력을 경험한 여성 역시 우울증상 발생 위험이 1.4배 높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폭력적인 언어나 피해 및 가해 경험이 우울증상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세 이상 기혼 남녀의 경우 고령, 저학력, 낮은 소득 수준, 경제활동 여부, 만성질환, 과도한 음주, 가족 구성원 관계에서의 불만족, 아동 및 청소년기에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도 밝혀졌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가족 구성원 간 대인관계 만족도가 낮을 때, 언어적 폭력을 경험할 확률이 늘어나며 이것이 다시 우울증상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한규만 교수는 “연구 결과는 기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언어적·신체적 폭력으로 인한 우울증상 발생 위험에서 더 높은 취약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며 “언어적 폭력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폭언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폭언의 가해자가 되는 경험 역시 정신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창수 교수는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 큰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며 “서로 배려하는 것만으로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