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원 활동으로 우울증, 불안증상 유의하게 감소...집 근처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게 정원치유”
[인터뷰] “정원 활동으로 우울증, 불안증상 유의하게 감소...집 근처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게 정원치유”
  • 박종언 기자
  • 승인 2022.07.26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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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홍 고려대 교수·진혜영 국립수목원 과장 인터뷰
가드닝 프로그램 참여해 정원 디자인하고 가꾸며 정신건강 개선
대상자 수준에 따라 정원디자이너, 정신건강 전문가가 함께 참여
영국, 사회적 처방 일환으로 정원치유 프로그램 채택해 긍정 효과
치유농장은 도시 외곽 위치해 접근성 떨어져...정원치유는 도심 위치
가드닝 프로그램 종료 후 12개월 후에도 효과 지속...지속가능성은 고무적
개별 영리 프로그램도 가치 있지만...국가 지원 통해 프로그램 보급돼야
삼림청과 사업 진행 결과 바탕으로 정원치유 프로그램 매뉴얼화할 것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Road with Cypress and Star)', 1980, 캔버스에 유채, 92x73cm. Kröller-Müller Museum, Otterlo, Netherlands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Road with Cypress and Star)', 1980, 캔버스에 유채, 92x73cm. Kröller-Müller Museum, Otterlo, Netherlands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생 레미 정신요양원에서 시설의 꽃과 나무를 많이 그렸다. 작품 ‘별이 빛나는 밤’,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프러스가 있는 과수원’은 그가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창작한 위대한 작품들이다. 고흐는 자신의 생계비를 대주던 동생 테오에게 “정원과 꽃이 스스로의 심신을 안정시킨다”고 썼다. 가난과 정신적 어려움을 겪던 그가 37살에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을 때 그에게 남은 작품들은 자신의 정신적 어려움을 위로하던 숲과 정원의 풍경이 다수였다.

인간은 문명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고요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우리가 아는 숲속에서 호흡하기, 숲의 나무 껴안고 느껴보기 등 자연이 주는 거대한 치유의 힘에 자신을 맡긴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직장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불안한 미래에 짓눌려 있는 사람이 '먹고 살아야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문명과 자연의 표상인 숲. 스트레스의 세계와 치유의 공간. 이 간극을 메꿀 수는 없을까. 그래서 큰 맘 먹고 자연으로 힐링 프로그램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정신적 치유를 모색할 수는 없을까?

지난 25일 고려대학교 최기홍 심리학부 교수 연구팀이 삼림청 국립수목원 지원을 받아 진행한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의 정원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111명의 우울과 불안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결과였다. 더불어 삶의 질과 활력, 마음챙김 수준은 증가했다.

현재 농업과 자연의 이용을 전제로 한 치유기법은 원예치료에서 시작해 이후 치유농업법, 산림휴양법, 산림복지법, 케어팜, 정원치유 등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 식물을 매개로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이중 정원치유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지역 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심리적 치유를 높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 교수는 이번 결과를 통해 자연 기반의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이 정신질환에 적용되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인드포스트>는 최 교수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질문지의 앞부분이 자신보다 산림청 소속 연구원이 답변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기자는 앞부분의 질문에 진혜영 산림청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과장의 답변을 듣고 뒷부분의 심리사회적 문제와 해법은 최 교수를 통해 의견을 들었다. 일문일답.

진혜영 산림청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과장. (c)마인드포스트.
진혜영 산림청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과장. (c)마인드포스트.

-정원치유의 개념이 궁금합니다.

진혜영 “정원치유는 2022년에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시 법적 지위를 갖게 된 용어입니다. 법률에서 ‘정원치유’란 정원의 다양한 기능과 자원을 활용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증진시키는 활동으로 정의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정원을 기반으로 하는 정원활동, 보통 가드닝(Gardening)이라고 합니다.

이 가드닝 활동을 통해서 또는 그 과정이 신체적·정신적 치유에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치유는 의학적 치료나 처방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산속에서 단전호흡을 하고 자연을 느끼고 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진혜영 “산속에서 자연을 느끼는 것은 산림치유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정원치유는 연속적인 가드닝 프로그램에 참여해 정원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가꾸는 배움과 소통의 과정 안에서 정신적·신체적 개선이 되는 것입니다.

산림치유나 해양치유, 치유농업도 좋은 치유프로그램입니다만 정원치유는 멀리 가지 않아도 생활권 내에서 주기적인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보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됩니다.”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는 겁니까.

진혜영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배움이 있고요. 정원을 디자인하고 정원을 실제로 조성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산림청에서 진행한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정원을 함께 만들어 가꾸는 프로그램과 만들어진 정원을 가꾸고 소통의 장소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돼 있습니다. 대상자에 따라 수준과 내용은 전문 가드너와 정원디자이너, 정신건강전문가 혹은 보건복지전문가가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강도나 내용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의 선례가 있습니까.

진혜영 “미국, 호주는 물론이고 영국 등 외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습니다. 영국의 사례를 말씀드려보면요. 영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1차 진료기관과 상담을 예약하는 환자 중 20%가 사회적·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으로 추정되며, 매일 1~5명의 환자가 고독감으로 상담을 신청하다고 합니다.

국민의 고독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중앙정부가 담당부처를 개설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ption)’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처방의 일환으로 녹색처방(Green prescription)을 공식적인 처방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것 중 하나가 정원치유 프로그램입니다.

해외에서 원예치료는 보통 치료자가 진행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가드닝 전문가(Gardener 또는 Horitculturist)가 전 과정을 운영합니다.

영국의 이든 프로젝트(Eden Project)의 사회적 처방(Vounder Garden)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비단 이든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영국 정원 네트워크인 ‘PlantNetwork’(수목원·식물원·정원네트워크)가 다루고 있는 중요한 화두이기도 합니다.

정원에서의 활동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돕고 활동 수위를 높이는 것 자체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집 근처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는 것이 정원이라는 장소의 특장점이기도 합니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모든 연령층이 쉽게 접근하고 프로그램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건강 불평등 해소를 지원하려는 산림청 복지정책의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출퇴근하는 겁니까. 아니면 한 장소에 모여서 일정 기간 함께 하는 겁니까.

진혜영 “같은 참여자가 프로그램에 출퇴근하듯이 30회를 참여하는 형태입니다. 정원이라는 공간이 ‘생활권에서 주기적으로’라는 컨셉이 중요한 만큼 쉽게 접근 가능한 정원에 일정 시간 동안 기술을 배우고 현장에서 함께 조성하는 또는 관리하기 때문에 집에서 왔다갔다할 수 있습니다.

작년 연구 때는 전 참여자가 1일 3시간 30회를 참여했는데요, 작년 연구결과는 9회 정도만으로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가드닝은 이론-조성-연계되는 일련의 과정, ‘다음 단계’가 때문에 올해는 15회기로 사업이 진행되고 더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케어팜이라는 치유 개념이 있습니다. 아침에 농장에 가서 쉬다가 오후에 귀가하는 형식의 돌봄인데 이와는 다른 개념입니까.

진혜영 “케어팜이라는 것은 아마 치유농업과 더 가까운 개념이고요. 농장과 정원은 장소성과 운영목적이 조금 다릅니다. 농장은 보통 도시 외곽에 있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보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에게는 참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정원은 공동체 정원부터 식물원·수목원에 이르기까지 도심 또는 도시 주변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자리하기 때문에 큰 장점이 있지 않을까요?”

최기홍 교수. 고려대 누리집 갈무리.
최기홍 교수. 사진=고려대 제공

-아무 스트레스 없이 자연 속에서 생활하면 자연히 정신적 어려움이 완화될 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기홍 “도시의 빌딩 숲보다는 자연에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주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자연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주는 이점은 기존 많은 연구들에 의해 입증돼 왔습니다. 따라서 자연 속에 있으면 정신적 어려움이 완화될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단순히 자연에서 생활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정원 활동에 능동적으로 개입(fully engaged)함으로써 얻게 되는 신체적·정신적 이득이 있습니다. 파종을 하고, 물, 퇴비를 주고, 수확을 하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아무것도 없던 흙에서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뿌듯함과 자긍심을 느끼게 됩니다.

가드닝은 정원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배우고 소통하는 즐거움 속에서 치유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또한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주로 집단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입원 환자들의 경우 답답한 방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연 기반 활동을 하며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활동이 포함되기 때문에 기존 연구마다 결과는 상이하지만, 신체적 증진에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가드닝의 유익함을 메타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가드닝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기분장애 해소, 공동체 의식 함양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관찰됐다고 합니다. 작년의 전국 11개소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한국형 가드닝 활동의 치유적 효과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적 건강을 얻었다고 해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살면 원래의 스트레스를 다시 느끼지 않을까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최기홍 “지속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종료 후 일정 기간 뒤에 추후 평가를 실시해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작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일정상의 문제로 추후 평가가 포함되지 않아 지속가능성을 확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기존 해외 연구들에서, 가드닝 프로그램 종료 후 3개월에서 12개월 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됐다는 결과들이 있습니다. 이를 참고해봤을 때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고무적이며, 국내에서도 추후 평가를 포함한 연구를 계획 및 시행해 정원치유 효과의 지속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론적으로 볼 때에도, 정원에서 가드닝을 배우고 나면 일상으로 돌아가도 자신만의 작은 정원을 쉽게 만들고 가꿀 수 있습니다. 작은 화분, 아파트 베란다, 옥상 등 정원이 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구요. 공동체 정원 등 이미 만들어진 정원을 관리하는 기회도 충분히 많습니다.

식물을 가꾸는 일은 먹거리 수확 목적이 아니어도 충분히 일상에서 가능하구요. 사실 반려식물이라는 표현도 코로나19 때문에 확산되긴 했지만, 식물을 키우는, 식물을 조합하는 것이 취미를 넘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원해주는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효과의 지속가능성의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가설을 세우고 있고, 올해 그 가설을 검증하는 중에 있습니다.”

-조현병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 감소효과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의 감소인지 궁금합니다.

최기홍 “작년에 수행해 올해 발표한 연구에서 중점을 둔 내용은 아니고, 기존 연구결과들에서 발표된 내용을 소개한 것입니다. 조현병의 경우 임상가가 면접을 통해 평가한 양성 및 음상 증상, 정신증 점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Oh, Park, & Ahn, 2018).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경우 ADHD를 진단받은 아동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도심이나 주변 이웃을 산책한 아동에 비하여 공원을 산책한 아동에게서 유의미하게 집중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Faber Taylor & Kuo, 2009).”

-정신장애인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최기홍 “일단 현재까지 프로그램은 시범사업의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라 각각 참여한 정원에서 직접 대상자를 지원받지 않았습니다.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 병원이나 요양원, 학교 등에서 추천과 동의를 받은 분들이 참여합니다. 정신장애를 지닌 분들 중에서는 입원이 필요한 수준의 정신증 증상이 없거나 약물 중독 증상이 없는 분들이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최기홍 “현재는 연구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주로 주중에, 주 1~3회 정도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올해 연구가 완료되고 추후 정원치유 프로그램 매뉴얼이 보급된다면 다양한 기관에서 정원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경우, 주말에 진행하는 주말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해가 긴 봄, 여름에 퇴근 후 참여 가능한 초저녁 시간대로 구성될 수 있겠습니다.”

-일정한 비용도 지불돼야 하는 건가요.

최기홍 “현재는 연구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별도의 참여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추후에 지역 사회에서 혹은 개별 기관에서 치유 활동의 일종으로 정원치유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된다면 국가 지원을 통해서 지원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개인이 지불하는 방식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프로그램을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을까요.

최기홍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려면 보다 전문적인 프로그램과 운영평가 및 치유분석 전문가가 양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별 기관의 영리 프로그램도 가치가 있겠지만, 이와 더불어 국가 지원을 통한 프로그램 보급과 운영이 될 수 있다면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부분은 산림청,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국가 부처들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면 좋겠습니다.”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확산시킬 수 있을까요.

최기홍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에서 올해까지 사업이 진행되면 2년간 결과를 바탕으로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매뉴얼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다양한 대상자별(정신질환, 우울, 일반 스트레스 등) 효과적인 정원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매뉴얼화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매뉴얼을 정원 관련 기관에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원 관련, 산림 관련 기관 및 연구체에서 정원치유 프로그램 제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많은 국민들에게 정원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한국에서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첫걸음 단계이지만, 본 연구결과와 기존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봤을 때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치유적 효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성이 더 널리 알려진다면 사회적으로도 좋은 인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치유를 넘어 예방의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해 보려합니다.”

-교수님께서 준비하고 계시는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연구도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까.

최기홍 “‘사회적 약자 가드닝 프로그램’ 연구에도 일부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 정신질환의 증상을 직접적으로 치료하거나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가드닝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의 우울, 불안 등 부정적인 정서의 변화와 활력, 삶의 질 등 긍정적인 정신건강 변인의 변화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정신질환이 없는 분들 중에서도 경도의 우울,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드닝 프로그램이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 및 웰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우울을 겪는 이들에게 심리적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최기홍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30~40%가 경도 이상의 우울 증상이나 불안 증상을 겪고 있다고 보고됐습니다. 코로나19가 더 힘든 이유는 우울의 보호 요인으로 알려진 사회적 관계, 신체활동, 일상활동 유지 등에 제약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즉, 코로나19로 사람들과 덜 만나거나 관계하게 되고, 신체활동도 덜 하게 되며, 일상생활의 루틴(수면, 식사 등)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우울을 겪는 분들은 먼저 일상생활의 루틴을 점검하고, 수면과 식사, 대인관계, 신체활동 등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전에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활동을 재개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고통감이 클수록 예전에 하던 즐거운 행동을 멈추거나 이전에 즐거웠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회피 행동은 줄이고,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찾아 하나둘씩 삶에 적용해 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치유적 가드닝 프로그램과 같이, 신체활동을 하고, 자연 및 생명체와 교감하고 참여자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이런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정원치유 프로그램’ 효과검증 연구결과는 환경 연구 및 공중 보건 분야 저명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IF=4.614)’ 6월 30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The Multi-Sites Trial on the Effects of Therapeutic Gardening on Mental Health and Well-Being  * 저자 : 양예지(제1저자), 최기홍, 이경주(교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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