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주희 기자의 직격] 코로나19 시대의 우울... '마음 거리두기'로 인한 병의 예방은?
[배주희 기자의 직격] 코로나19 시대의 우울... '마음 거리두기'로 인한 병의 예방은?
  • 배주희 기자
  • 승인 2020.07.07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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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불안과 우울감…따뜻한 배려와 관심 필요
확진자도 아니지만 물리적, 심리적으로 격리당하는 억울한 사람들
코로나가 앗아간 어린 시절의 추억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눈으로만 대화하는 사람들...정말 '눈은 마음의 창'일까
극단적 선택까지 이끄는 코로나19
정부에서도 '마음 가까이 두기', '어떻게 지내?' 등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대책 강구해야
소통과 연결이 잘 돼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잘 대처할 수 있어

확진자도 아닌데...

회사원 A씨(37)는 요새 삶의 낙이 없다. 회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2주 자가격리 대상이 되었고 지인들과의 만남도 전혀 가질 수 없었다. 친한 친구들 역시 그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하지만 그와의 거리를 두는 것을 당연시했다.

본인이 확진자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상은 철저히 파괴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육체적 고통보다 감정적으로 고립이 되어가는 이 상황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참을 수 없다.

다행히 음성 결과가 나왔고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가고 있지만 그는 또다른 병에 시달려야 했다. 바로 극심한 우울감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니 우울증이 심해질 데로 심해져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약물과 상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의사의 소견이다.

코로나19가 앗아간 어린 시절 우정의 시간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어린이 B양(여·8)도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소 사교적이고 친구를 좋아하는 B양에게는 일주일 중 고작 이틀만 등교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혹한 현실이다. 

등교를 해도 친구들의 손을 만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갈 수 없다. 온라인 수업으로 모든 수업과정이 대체되면서 모르는 것이 있어도 선생님께 물어볼 수도 없어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어린 시절부터 안고 살아가고 있다.

친구들과 격리된 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c)m.korea.domin
친구들과 격리된 채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 (c)m.korea.domin

과연 '눈은 마음의 창' 일까? 

사회적으로 거리두기를 시작하고 마스크 쓰기가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거리를 둘러보면 어떤 이는 흰색, 또는 검은 색, 심지어 마스크에 꽃무늬 장식을 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서로의 눈 외에 얼굴을 볼 수 없음은 모두가 같은 상황이다.

마스크는 개인 각자의 개성을 다양히 나타내 주지만 눈으로만 대화하는 것은 대화의 내용이나 감정을 전달하기 힘든 점은 모두 같다 (c)Medpage.net
마스크는 개인 각자의 개성을 다양히 나타내 주지만 눈으로만 대화함으로써 대화의 내용이나 감정을 전달하기 힘든 점은 모두 같다. (c)Medpage.net

"눈은 마음의 창이다" 하는 말이 있지만 코로나는 이것이 틀리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물론 사람의 눈은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마음은 상대방의 전체 얼굴을 보아야만 온전한 공감이 가능하다. 

단어 하나 하나를 발음할 때의 입 모양, 여드름 흉터 자국, 그 사람의 살아온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입가의 주름 등은 '눈'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는 격리 상태로 대화도 나눌 수 없는 이러한 현실은 마음의 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가 극단적 선택의 길로 이끌어

지난 5월 27일 연합뉴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인의 약 30%가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됨에 따라 사람들은 외출을 삼가게 됐고 폐업과 실업으로 인해 생계가 막혀 절망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실제 중국과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극단적 선택를 막으려는 정부의 캠페인(c)서울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극단적 선택를 막으려는 정부의 캠페인 (c)서울시

물리적 거리는 멀리, 심리적 거리는 가까이

정부에서도 이 점을 우려하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많은 국민이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적 피해가 큰 자영업자와 개학 연기로 부담이 가중된 학생·학부모의 심리적 위축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변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방대본은 지난 달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종 감염병 유행이 지속되면서 누구나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며 ‘코로나 우울증을 예방·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주변의 이웃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며 안부 인사를 나누고 서로 격려하는 ‘마음 가까이 두기’ 활동을 권고했다.

마음 가까이 운동(c)보건복지부
마음 가까이 운동 (c)보건복지부

또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경우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전문적인 심리상담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이밖에도 한국심리학회는 ‘1-3 Hello; 어떻게 지내’ 캠페인을 통해 하루 3명에게 메신저와 영상통화 등으로 안부 전하기, 건강한 일상 SNS 올리기 등 사회적 단절 해소 방안을 펼치고 있다.

(c)한국심리학회
(c)한국심리학회

 

'소통'이 안되면 '고통' 이 오는 법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희망을 가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거뜬히 살아갈 수 있도록 각자가 '마음의 백신'을 만들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챙기는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소통과 연결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마음처방전 이다(c)Jandi
'소통과 연결'이 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마음처방전이다. (c)Ja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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